유리상자전 전시 소개 글.hwp

 

 

2013년 전시공모 선정작 중, 두 번째 전시인 「2013유리상자-아트스타」Ver.2展은 조각을 전공한 신강호(1974년生) 작가의 설치작품 “Link”입니다. 이 전시는 연결을 위한 플랫폼, 즉 소통 창조의 생태계를 상상하고 이를 물리적 공간에 설계하여 펼치는 작가의 상상에 주목합니다. 서로 다른 생물들이 모여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 생존을 위해 균형을 유지하는 자연 생태계와 링크 체계로 이해되는 현대문명 사이의 연결성을 새로운 현실 무대로 설계하여, 보이지 않는 차원의 이해와 새로운 현실 풍경의 가능성을 질문합니다.

작가가 제시하는 전시 설계는 자연 생물 개체 사이의 관계, 관련성, 유대, 연결에 관한 관찰, 현대과학이 자연을 좇아 연결을 시도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작가는 사방이 유리로 구성된 전시 공간의 흰색 바닥 가득히 굵고 규칙적인 직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로봇청소기의 드로잉 동작을 담아내면서 현대과학이 산출하는 현실의 풍경을 설정하고, 시멘트 바닥에서부터 비현실적으로 자라나온 5~7미터 높이의 흰색 나무 네그루와 바닥에 뉘어진 나무 한그루를 설치하였습니다. 복층의 표면 구조로 구현된 나무들은 유기적 선으로 짠 그물망 표면으로 조직되어있고, 속이 빈 내부 통로에 의해 자연 생태계의 연결 통로를 은유하며, 혈관 혹은 잎맥처럼 전체가 하나의 조직체를 이루는 생태계의 연결망들을 시각화합니다. 한편, 나무 조형의 재료로 사용한 원통형의 건축용 PVC관은 빠르고 쉽게 연결 지점을 이으며 자연 생태계의 흐름을 대체하는 우리 문명의 현재를 떠올리게 하고, 작가가 상상하는 자연과 문명 사이의 연결을 위해 로봇청소기가 그려내는 선적 구조는 그물망의 일부로서 연결성 혹은 안과 밖의 경계에 지속적인 링크를 시도하는 현대문명의 조형적 표현으로 읽힙니다. 이러한 유기체적 상상과 연결의 설정은 현재 우리 시대의 디지털 기술의 연결성, 소통의 네트워크 문화를 엿보게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설정에서 인간의 흔적, 생명성을 가꾸는 인간 삶의 감수성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작가의 ‘Link’세계는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로봇청소기(무당벌레)의 움직임으로 사이버 공간을 연상시킵니다. 유리상자 안 나무 곳곳에 다양한 캐릭터의 아바타가 등장하고 말풍선이 뜨면서 가상공간에서의 소통이 상상되기도 합니다.

이 전시는 하이퍼링크의 웹 환경에 익숙한 현실 참조의 기억을 분석하고 작가 자신의 심미적 대응을 재구성한 우리시대의 보고서이며 현실화된 하나의 사건입니다. 그가 다루려는 것은 소통에 관한 것이지만 동시에 인간 존재의 문제이기도합니다. 다양한 차원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성장에 가려진 인간과 그 의미를 역설하는 이 설정은 시대성 또는 우리 삶의 지향에 대한 성찰이기도합니다. 현실을 대하는 태도와 미래 가치를 묻는 이번 유리상자는 세계와 소통하려는 예술의 보고서적 시각을 생각하게 합니다.

  

- 전시기획담당 정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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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글 REVIEW

날짜

2013. 4. 2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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